바이오 파운드리 시장이 열린다

최근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개발생산)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검색해 보면, 대기업이 몇 조 단위로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거나, 선진국의 CDMO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했다는 내용이다. 또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HK이노엔 같은 중견기업들이 CDMO 시장에 필사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장면이다. 

바이오의약 산업에 대한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는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바이오에 대한 섣부른 기대로 어설픈 실패가 많이 쌓인 경험 때문이다. 최근 CDMO를 중심으로 바이오 파운드리에 대한 자본시장의 기대가 부쩍 달아오르고 있다. 

실제로 CDMO 사업에서 바이오 파운드리에 먼저 진출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그 성과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CDMO 시장에 먼저 진출한 스위스의 론자(Lonza)와 미국의 캐털런트(Catalent)를 셀트리온과 삼성이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신광수 교수팀은 최근 논문 '바이오제약 산업에서의 퀀텀점프: 한국의 유럽과 미국 캐치업 사례'(Quantum jump in biopharmaceutical industry: a case of Korea’s catching up with Europe and US)를  '유럽기획연구'(European Planning Studies) 저널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볼 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7년부터 론자와 캐털런트를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매출에서 셀트리온과 삼성은 론자나 캐털런트 1/4~1/2 수준인데, EBITA 기준으로는 거의 비슷하거나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1, 표2 참조)

[표1] 매출 비교(2011~2021)  [표2] 영업이익 비교(2011~2021)
[표1] 매출 비교(2011~2021) [표2] 영업이익 비교(2011~2021)

기업가치로 보면 2016년부터 역전이 시작됐다. 셀트리온과 삼성이 론자나 캐털런트와 맞먹거나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삼성은 일찌감치 캐털런트를 추월한데 이어 론자를 맹추격하는 중이다. (표3 참조)

[표3] 기업가치 비교(2011~2021)
[표3] 기업가치 비교(2011~2021)

신교수팀은 셀트리온과 삼성의 도약 원인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 산업의 구조와 변화를 잘 이해하고 활용했으며 ▲기업의 경쟁력보다 혁신시스템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CDMO 사업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 다르다는 점도 흥미거리다. 정박사팀은 CDMO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셀트리온은 본디 목표로 잡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점점 집중하는 반면, 삼성은 CDMO 사업 자체를 훨씬 더 크게 확장하는 전략을 보인다는 것이다. 

성과가 투자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CDMO에 대한 투자가 엄청 크게 늘어나는 만큼, 성공사례가 계속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이런 혁신을 국가차원에서 어떻게 촉진하고 다져갈 수 있을까? 

허두영 ㈜메드업 대표 huhh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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