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가들이 모여 적절한 의료 행위 기준을 제시하는 '현명한 선택'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8일 내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같은 17개 의학회와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환자를 먼저 고려하는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발표했다.

'현명한선택' 캠페인은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로 생기는 의료자원 낭비를 줄이고 의료서비스를 향상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현명한선택' 캠페인은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로 생기는 의료자원 낭비를 줄이고 의료서비스를 향상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대주제는 항정신병약물과 항우울제 같은 약물 사용이었다. 이강수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우울증에 초기부터 항우울제를 일차 치료옵션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와 "학령전기 아동의 주의력 결핍행동장애에 정신자극제를 일차 치료옵션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리스트를 발표했다.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회 위원장은 "외래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같은 생활습관병을 처음 진단하면 몇 주~몇 달 동안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요법을 바로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는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왼쪽)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 출처: 유튜브_대한민국의학한림원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는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왼쪽)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 출처: 유튜브_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이날 임태환 의학한림원 원장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의료인과 국민이 지쳐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적정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 심포지엄을 통해 현명한선택 리스트 개발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회장은 "의료비용과 위험을 줄이고 의료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가 왔다"며 "현명한선택이 점차 확장되고 국내에 적합한 리스트를 개발해,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와 존중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학 전문가들은 담당 분야마다 현명한선택 리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담당 분야마다 현명한선택 리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현명한선택' 캠페인을 확산해 더 많은 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나눴다. 박병주 의학한림원 부원장은 “SNS 같은 방식을 병행해 관심을 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의석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기획원장은 "현명한선택이라는 낯선 캠페인을 설득하고 홍보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현명한선택이 성공하려면 현명한설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교수(종양내과)도 "이런 캠페인을 내세우기 전에 국내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점차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명한선택(Choosing Wisely) 캠페인은 의사가 진료를 수행하면서 환자에게 제공하는 불필요한 진단이나 처치, 치료를 배제해 의료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자는 취지로 미국 내과의사재단이 임상전문학회와 함께 2012년부터 진행한 캠페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드업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