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업(MedUp)은 의학(Medicine)으로 세상을 건강하게 만든다(Upgrade)는 미션을 자임하고 나섰다. 출처: PCHAlliance
메드업(MedUp)은 의학(Medicine)으로 세상을 건강하게 만든다(Upgrade)는 미션을 자임하고 나섰다. 출처: PCHAlliance

의사는 어린 학생들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이다. 꼭 집어 말하면 학생의 부모와 교사가 가장 추천하는 직업이다. 가문을 빛내고 학교를 치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내과∙외과∙이비인후과∙치과∙안과 같은 진료과목은 관계없이 의사면 된다. 

의사는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이 배우자 감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다. 꼬집어 말하면 배우자의 부모나 결혼정보업체가 가장 원하고 권하는 직업이다. 집안을 돋보이게 만들거나 목돈을 챙기려는 심산이다. 외모나 성격이나 취미나 궁합은 별 상관없다. 의사면 된다. 

뉴스로 쏟아지는 의사의 현실은 별로 존경스럽지 않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방법이 집단휴진이나 총파업밖에 없는 걸까? 교도소에 갇히는 형을 받으면 면허를 빼앗겠다는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도 시끄럽다. 오죽하면 의사들은 '의레기'(의사+쓰레기)라 불리고,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는 의사단체는 '의사민노총'으로 손가락질 당할까? 의사 '쓰앵님'들 왜 이러십니까?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사의 모습도 그리 달갑지 않다. '하얀거탑'(Behind the White Power)은 승진과 의료분쟁을 두고 병원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보여준다. 영어 제목 그대로 하얀 가운 뒤에서 벌어지는 의사들의 기묘한 권모술수다. '스카이캐슬'은 왕가 혈통처럼 의사 가문의 대를 이어가려는 '싸모님'들의 원시적인 욕망을 비튼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야말로 저 먼 낭만의 섬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의사생활을 하려면 슬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슬기로운 의사생활').

의사는 정부가 '우수한 학생이 필요없다'고 '견제'하는 직업이다. 영재고나 과학고를 졸업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진학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한다. 정부 정책에 걸핏하면 '삭발'하던 '의사민노총'들은 왜 잠잠한 걸까? 우수한 후배를 받아 잘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걸까? 어지간한 자식에게는 어떻게든 '의사 혈통'을 물려주려 하면서, 똘똘한 후배를 데려와 적통으로 키우고 싶진 않은 걸까?

대한민국은 그 동안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먹여 살려' 왔다.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들이 몰린 전공이 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60년대와 70년대는 섬유∙화학∙건설∙기계∙조선이, 80년대와 90년대는 전기전자∙정보통신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었다. 최근 가장 우수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의학전공은 앞으로 나라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바야흐로 HT(Health Technology) 시대다.

의사가 할 일이 '질병 치료'밖에 없는 걸까? 의사단체마다 설립 목적으로 내세우는 게 거의 대부분 '국민 건강' 아니면 '질병 치료'나 '질병 연구'다. 아직도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 인술(仁術)을 앞세우는가? 의술이 정말 간절한, 가난하고 처참한 지역이 아니라면 굳이 인술을 들먹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자그마치 2,400년 넘도록 먼지 쌓인 벽에 걸려 있는 히포크라테스의 액자에서 슬슬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제는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보다 세상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 필요하다. 공중보건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게 빠르게 바뀌고 뒤섞이는 지구촌 시대에 개인개인의 건강이 첨단기술과 사회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건의료 기술의 발전을 보건의료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보건의료 조직과 소비자가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세상을 위한 의료인의 처방'이 절실하다. 인술에 머물지 말고, 인술을 펼치는데 장애가 되는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 급여지급, 수가조정, 병원경영, 의료분쟁, 원격진료, 의료정보, 헬스리터러시(Health Literacy) 등등등등 기술과 제도와 조직의 관점에서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이 할 일은 정말 많고, 그만큼 다양한 의사들이 필요하다. 의사+교수, 의사+과학자, 의사+법학자, 의사+변호사, 의사+정치인, 의사+기자, 의사+사업가 등등등등 의사들이 핵심어(Keyword)가 될 역할이 정말 많다. 의학을 공부한 의료인들이 나라의 발전에 기여할 때다. 의사 '쓰앵님'들 어디 계십니까?

메드업(MedUp)은 의학(Medicine)으로 세상을 건강하게 만든다(Upgrade)는 미션을 자임하고 나섰다. 의사(醫師)들의 의사(意思)를 소통하는 마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사끼리만 의사소통 하지 말고, 의사를 핵심어로 하는 '의사+' 집단까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 이 광장에서 '건강한 세상을 위한 의료인의 처방'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16세기 프랑스의 외과의사 앙브로와즈 파레(Ambroise Pare)가 말했다. "나는 붕대를 감을 뿐, 낫게 하는 것은 하느님이다"(I bandaged him and God healed him). 마찬가지다. 메드업은 '건강한 세상을 위한 의료인의 처방'을 정성껏 모을 뿐이다. 실행하는 것은 의료인의 몫이다.

저작권자 © 메드업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