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심층진료 위한 진찰료 차등제 도입"
일차의료기관 교육상담 수가 개발…소아·임산부 가산도 필요
진찰시간 증가할수록 의사 진료만족도 높아지고 번아웃 감소

국내 의사 연간 진료환자수가 OECD 평균보다 약 3배에 달한다. 또 저수가 문제와 겹쳐, 의사 번아웃을 막으려면 심층 진찰을 정착할 진찰시간 차등보상 도입 등 진찰료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의 진찰시간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연구는 OECD 통계와 선행연구들을 이용해 진찰시간과 다양한 의료현상들과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또 2020 전국의사조사(KPS)자료로 우리나라 의사의 진찰시간 현황과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비교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의사 방문횟수는 17.2회(OECD 평균 6.8회)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또 의사가 연간 진료하는 환자 수도 6989명으로(OECD 평균 2,122명) 가장 높게 나왔다.
의정연은 OECD 국가의 진찰시간과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횟수,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 의료수가 등과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진찰시간이 짧은 국가일수록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횟수와(상관계수 –0.49),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가 높으며(-0.41), 의료수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의료수가가 낮은 국가일수록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횟수와(-0.36)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 역시 높게 나타났다.
또 2020 전국의사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의사의 진찰시간 현황을 분석했는데, 평균 외래 진찰시간은 초진은 11.81분, 재진은 6.43분으로 나타났다.
진찰시간의 경우, 초진은 문진(39.42%), 신체검진(23.20%), 상담 및 교육(23.67%), 진료기록 및 처방전 작성(13.72%)에, 재진은 문진(35.05%), 신체검진(22.49%), 상담 및 교육(27.24%), 진료기록 및 처방전 작성(15.22%)에 할애하고 있었다.
의사 1인당 일주일 동안의 진료환자 수는 초진 평균 39.70명, 재진 평균 125.25명으로 나타났다.
의사 1인당 진료환자 수가 증가할수록 초·재진 진찰시간이 모두 감소했다. 의사가 '상담 및 교육'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초·재진 모두 진찰시간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초진에서는 '문진'에, 재진에서는 '신체검진'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진찰시간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한편, 초·재진 진찰시간이 증가하고 의사가 '상담 및 교육'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진료만족도는 증가하고, 소진(burnout)은 감소했다.
심층진찰시범사업 지원 현실화 등 필요
저수가 영향으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수익이 보전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빚어진 짧은 진찰시간을 개선하기 위한 진찰료 개편안도 제안했다.
먼저 단기 방안으로는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심층진찰시범사업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현실화하고, 현행 만성관리제 대상 질환을 외과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차의료기관의 교육·상담 기능을 활성화해 수가를 개발하고, 상대적으로 의사 집중도와 진찰시간이 더 소요되는 소아·임산부·노인·장애인 등에 대한 가산 적용을 요청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 소장은 "낮은 진찰료를 많은 양의 진료로 커버하는 박리다매식 3분 진료문화가 고착돼 있어 의료체계의 왜곡이 가속화된다"며 "이로 인해 의사와 환자의 불신이 심해지고, 진료실 폭력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비판했다.
또 "의사가 충분한 진찰시간을 갖고 진료해 환자의 마음까지 살필 수 있도록 적정 보상이 이루어지고 바람직한 진료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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